구글 닮은 아프리카TV 홈페이지 개편 '적응 가능할까'

6월 30일 아프리카TV 홈페이지 메인 화면 개편을 단행했지만, 메인 화면을 보고 나에게 떠오른 한 마디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 개편은 그야말로 '타인에게 우리의 깔끔하고 유익한 방송이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탈바꿈했다.

 

전면적인 개편의 모토는 마치 포털사이트 구글이었다. 정 가운데 거대한 검색창과 그 하단에 키워드 검색, 그리고 시청하기와 방송하기는 상단으로 이동 구글의 그것(?)처럼 모든 메뉴가 한 쪽으로 축약되면서 보이지 않은 것은 물론, 무엇보다 수많은 사용자가 선호하고 있는 '설치형 플레이어 실행'은 사이트 하단(footer) 부분의 맨 끝으로 쫓겨났다.

 

 

실시간 핫이슈에서는 10개의 방송이 번갈아가며 노출되고 있었고 이벤트 & 이슈에서는 포스터로 확장하여 콘텐츠 방송을 부각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기존 아프리카TV는 국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와 흡사 비슷한 구조로 굳어진 형태에서 이번 아프리카TV의 새로운 도전은 악수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우선 모든 이들이 원했던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고 시청자들이 보기 위한 콘텐츠는 모두 가려졌다. 더욱이 정 가운데에 있는 검색창은 말 그대로 악수 중의 악수라고 볼 수 있다.

 

▲ 메이플스토리2 키워드를 클릭한 청소년들의 집단 멘붕이 예상된다.

 

아프리카TV는 검색 포털 또한 아니며 검색 매칭률이 매우 떨어지는 편이다. 대표적인 예로 메이플스토리2 키워드를 넣은 것에 대해 왜 BJ이시우 방송을 가리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고 아직 서비스하고 있지 않은 게임의 효율적인 검색 효과를 보려면 가장 앞장서서 떠야 할 메이플스토리2 VOD를 뒤로 보내버리면서 메인화면 검색창의 실리를 살리지 못했다.

 

국내에서 검색 매칭률도 높고 정보의 양도 많은 구글조차 한국에서 네이버의 힘에 기를 못 펴는 와중에 포털사이트의 그것보다 못한 이런 도전은 무리수가 아닐까 문득 떠올랐다. 이는 곧 신인 죽이기, BJ들이 매달리는 '아프리카에서 생긴 일', '핫이슈 동영상'으로 달달하게(?) 챙긴 뷰까지. 모두 꽁꽁 숨겨졌다. 더욱이 다양한 연령대 층으로 방송과 시청하기를 자랑하는 아프리카TV의 구조에서 10대, 20대를 겨냥한 듯한 트렌디한 변경이 되면서 불편함을 호소했고 홈 설정 메뉴로 메인 화면을 변경할 수 있지만, 정리안 된 상황에서 흩뿌려주는 방송리스트형 역시 거부감이 서렸다.

 

 

한편 아프리카TV는 지난 2014년 8월 중순경 약 1,900만원이라는 거금을 놓고 홈페이지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당선작들을 살펴보면 메인 화면에 대부분 로그인 시스템을 두려고 노력했고 2차 페이지로 빼내려는 움직임은 없었다. 또, 유저들이 WEB형 플레이어보다 선호하는 설치형 플레이어를 동일 선상에 놓으려는 움직임이 많았는데 이 또한 반영되지 않았다.

 

▲ 디자인 공모전 일반 출품 대상

 

▲ 디자인 공모전 BJ 출품 대상

 

디자인 공모전 당시 '아프리카TV 서비스에 자신의 디자인이 반영되는 영예가 주어진다'고 공표했지만, 실질적으로 반영된 것은 없어 보였고 더불어 기존 홈페이지에서는 대부분 정보를 1페이지에서 한 번의 클릭으로 결과물을 볼 수 있었던 이점을 두 번, 세 번 클릭해야지만 찾아낼 수 있도록 변경되면서 시각적으로는 간편해졌지만,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움직임은 는 셈이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단순하게 바뀐 점은 좋지만, 메뉴 찾기가 어렵고 불편하다는 말이 압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필자는 덩그러니 놓인 메인 화면에서 느껴지는 생각은. '아무것도 안 보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보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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